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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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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이름 별빛천사 이메일
작성일 2016-03-24 조회수 197
제목
서평 - 두만강 아리랑
평점
일제 식민지의 역사는 슬픔과 고통으로 점철된 뼈아픈 역사다. 이를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금의 발전된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조상들의 항일독립투쟁의 덕이다.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 눈물의 대가로 우리는 독립한 나라에서 지금의 풍요와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후손들은 이를 얼마나 기리고 또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나 스스로 자문하더라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일본 제국주의 침탈과 억압에 맞섰던 조상들의 독립정신은 우리 겨레의 혼이며, 독립전쟁의 역사와 순국선열들의 발자취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진실이다.

이 책은 저자가 십여 년 동안 만주지역의 항일유적지를 돌아보며 직접 보고 듣고 느꼈던 생생한 기록과 현장사진을 바탕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의 통찰과 분석, 수많은 자료와 증언 등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독립전쟁 성지순례기라 칭할 수 있는 답사기다. 무관심으로 인한 방치와 중국정부의 동북공정과 도시개발 등으로 항일 유적들이 훼손되고 사라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의 기록들은 더 의미가 있다.
이 책에는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며 특파대장이었던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하얼빈에서부터 시작해서 애국시인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가 담긴 북간도 용정, 연합한 독립군 부대가 일본군을 물리치고 큰 승리를 거둔 항일독립전쟁의 첫 번째 대첩인 봉오동 전투의 유적지, 김좌진과 홍범도, 서일, 안무, 이범석 등 항일명장들의 활약으로 일본군을 격퇴시켰던 청산리 전투의 발자취가 담긴 북로군정서 유적, 북간도 한인대학살의 유적지, 북간도 항일독립전쟁의 흔적이 담긴 만주벌, 단동, 연변, 두만강 등에 이르기까지 만주지역 북간도 일대의 항일유적과 자료들, 인물들과 역사 이야기들이 디테일하면서도 생생하게 담겨있다.
최근 감상했었던 영화 ‘암살’의 전지현이 맡았던 캐릭터의 모델이었던 여성 항일투사 남자현 열사에 대한 실제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항일투쟁 이야기는 영화적 구성의 암살보다도 더 굳건하고 치열하게 다가왔다. 영화와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남자현 열사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후손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먹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 그녀가 아들에게 남긴 유언이다. 마지막까지 애국과 독립에 대한 강건한 믿음과 강인한 정신이 느껴진다. 남자현 열사의 묘는 하얼빈의 도시개발로 인해 이장되었지만, 그곳마저도 다시 개발이 되어서 그녀의 묘지는 이제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신 수많은 순국선열들의 유해조차 봉환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슴이 아팠고, 죄송한 마음에 마음이 먹먹했다.
이 책은 항일투쟁의 흔적이 담긴 장소와 유적들에 대한 사진, 저자의 생생한 답사기가 담겨있는 점뿐만 아니라 그동안 몰랐던 수많은 항일투사들의 뒷이야기와 독립전쟁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성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올바른 역사교육 차원에서도 가치 있는 책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공유되고 있는 수많은 소식들을 접할 때면 상식에 어긋나 보일 정도로 답답한 이야기들을 적지 않게 접하게 된다. 그중에서 유난히 감정을 끓어오르게 하는 소식 중에 하나는 다수가 알고 있는 역사까지도 왜곡과 은폐를 조장하고 이를 이슈화하는 소식이다. 이런 왜곡된 이야기들을 대놓고 이슈화해도 제재하거나 처벌할 법적 제도조차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더욱이 이런 주장들에 앞장서거나 동조하는 사람들 중에 정치인과 역사학자까지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들은 일제강점기를 옹호하거나 조상들의 친일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벌어졌던 이슈를 보면 내 생각이 짧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여전히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는 친일세력들이 많고 그들이 이런 힘을 가지고 현 세대들의 역사관까지 뒤흔들어 바꾸려고 한다.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위안부 합의 이슈 역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시행 배경과 절차 어느 것 하나 이해와 공감이 가지 않았으며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상식적인 선도 없었고 노력조차 없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졸속처리와 부정행위에 이어 강행으로 시행에 들어갔고, 위안부 합의 역시 피해자들의 의견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인들끼리 자신들의 판으로 활용했다. 관련해서 할 말이 많지만, 정치적 이슈이기도 해서 논하지는 않겠다. 역사적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어있다는 것을 그들이 깨우쳤으면 한다.

독일은 과거 자신들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그 잔재를 철저하게 청산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의식이 독일의 반만 닮아도 지금보다는 한일 관계가 나을 것이다. 역사적 진실은 양보라는 것이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인정과 반성을 통해서 진정으로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나 역시 과거의 역사 때문에 명분 없이 무조건적인 반일감정을 세우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지금은 일본이 글로벌 시대에 함께 발전해나가야 할 이웃나라로서의 의미가 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제치하 억압과 수탈의 역사를 부정하고 일제가 사회문화와 경제발전을 이루게 하였다며 식민지 시대가 굴종과 퇴보의 역사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두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친일세력들이 이 주장에 동조하고 힘을 실어 민족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기막힌 현실이 지금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역사가 바로 서야 민족이 바로 선다. 기성세대들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짊어질 모든 세대들에게 잊혀진 역사가 아니라 기억해 할 역사로서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줄 의미 있는 가치로써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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