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백제인이 지배한 고대의 왜국, 천황과 귀족들이 쓰던 백제의 언어
8세기에는 일본 천황을 포함한 귀족들은 백제어에 능통했을 뿐만 아니라, 왜어(倭語)에도 전혀 불편이 없었다. 『만엽집』에 나오는 천황과 황족, 고위관료 등 지배층의 노래는 기본적으로 왜어로 되어 있지만, 곳곳에 백제어를 이용한 표기나 언어의 유희를 하였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의미의 백제어와 왜어가 있다면, 가급적 백제어를 사용하려 했던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백제어는 고급 언어이며 왜어는 격이 낮은 언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던 것이다. 만엽집의 수많은 노래에는 백제 후예들의 사랑과 웃음, 눈물과 탄식이 진하게 배어 있다.
백제어는 비록 사라지기는 하였으나 일본어에 엄청난 영향을 남겼으니, 그것은 백제어가 지배 계층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고대 일본 지배층의 언어에 남은 백제어를 모은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일본어의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바로 한국어의 뿌리를 찾는 일
기원전 4세기 무렵, 고도로 발달된 벼농사 기술과 청동기와 같은 선진문화를 가지고, 한국의 남부 해안지방에서 바다를 건너 북구주(北九州)로 건너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얼마간 승문인들과 공존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후발대가 속속 도착하였고, 세력이 커진 이들은 서서히 승문인 무리를 제압하고는 동쪽으로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불과 200여년 만에 북해도를 제외한 전체 일본열도의 주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어서 백제 사람들이 대거 일본으로 건너갔다. 백제 사람들은 현재의 아와 지시마(淡路島)에 상륙하여 오사카(大阪)를 거쳐 아스카(飛鳥)와 나라(奈良)로 진군, 그곳의 소국을 점령하고는 점점 세력을 키워 나중에는 일본열도를 전체를 통일하였다. 왕과 귀족 등 지배층은 백제 사람들로 바뀌었다.
8세기에 접어들면 천황과 황족, 귀족들은 백제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였고, 일본어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 결과 백제어는 당시의 일본어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어, 현대 일본어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백제어는 비록 사라지기는 하였으나 인구비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일본어에 엄청난 영향을 남겼으니, 그것은 백제어가 지배 계층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고대 일본 지배층의 언어에 남은 백제어를 모은 것이다.
일본어의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바로 한국어의 뿌리를 찾는 일이다. 현대 일 본인의 조상은 2천3백여년 전 한국의 남부지방에 살면서, 벼농사를 지어 생계를 영위하고 무문토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청동으로 만든 세형동검으로 위세를 나타내다, 죽어서는 고인돌에 묻혔던 바로 그 사람들이다. 이러한 문화가 그대로 일본으로 간 것은 고고학의 유물이 말해주고 있다.
일본어는 이 무렵 한국에서 건너간 말이 근간을 이루고 있고, 거기에다 백제어가 상당부분 가미된 것이다. 따라서 일본어의 뿌리를 서술하려면 2천3백여년 전의 일본어부터 시작하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작업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였다.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백제어 부분을 먼저 기술하는 것으로 순서를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