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동남아시아 역사 연구는 세계사 연구에서도 가장 활발한 분야로 세계 각국의 고고학자와 미술사학자가 동남아시아에서
경쟁적으로 유적조사와 복원에 참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관련된 일본어 및 영어 전문서가 계속해서 출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앙코르와트나 보로부두르의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동남아시아 각지의 사원과 미술에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이다.
동남아시아의 문화는 기층문화(동손 문화[東山], 수전관개농업)를 기반으로 하여 인도문화 가운데 자신들의 문화에 적합한
요소만을 선택해서 채용한 ‘자주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선택·변용·융합의 과정을 인도문화의 ‘지역화’(동남아시아화)라고
부른다. 즉 선택해서 수용한 문화가 어떠한 과정에서 어떻게 동남아시아적으로 변용했는지를 탐구하는 것이야말로 동남아시아
문화의 특성을 밝히는데 유효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와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이다.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이 역사적으로 인도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종교 미술은 그 경향이 현저하다. 그러나 자바의 미술은 인도 미술의
일부나 그 아류가 아닌 독자적인 문화이다. 예를 들면 보로부두르 유적은 인도에서는 볼 수 없는 자바의 독자적이고, 또한,
조각도 인도의 관능성을 배제한 자바 특유의 온화하며 청초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자바의 사원과 조각상들이 단순한 인도의 영향에 의해서 성립되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를 인도네시아의 유적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