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몽골과 부랴트 민족의 인종적 계통과 그와 관련한 몇 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몽골사 연구의 문제점은 고대의 ‘에르구네 쿤’이 어디인가 하는 충분한 검토가 없어 전체 몽골사가 완전하게 연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몽골 고대사가 단 한 번도 연구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과거 200년 넘게 이 문제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진행된 연구들이 종합적이며 총체적인 형태가 아니라 대부분 단편적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얻어내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빈틈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르구네 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필자는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세계 학계에 알리고자 학술 조사단을 조직하여 차이나의 북동부 지역을 답사하였으며, 그 결과 몽골 민족의 기원과 초기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에르구네 쿤의 영역에 대한 적합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의 자료들을 수집하였다.
그 후 몽골제국 성립과정과 몽골제국 당시의 다양한 인종들 및 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몽골 사회의 정치적 연합 과정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부랴트 민족들과 관련해서는 부랴트 인종의 명칭이 발생한 초기 형태와 그 시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부랴트 민족들의 중심거주 지역인 바이칼호 서쪽과 동쪽 지역의 인종학적 특징들을 밝혀보았다. 더불어 이 책에서는 그동안 우리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한민족이 바이칼에서 기원했다는 견해에 맞서, 오히려 남만주지역에서 올라간 사람들이 오늘날 바이칼 문화권의 주류가 되었다는 학문적 연구결과를 확보할 수 있었다